올해 초 미국 직장인 5명 중 1명이 재직 중인 회사에서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경험했다는 설문 결과가 발표됐다. 미투 운동 이후 4년이 지났지만 실질적으로는 달라진 게 없는 모양새다.
회사별 응답 양상 비슷 … 유명 기업도 예외 없어
올해 1월 직장인 소셜 플랫폼 블라인드가 미국 직장인 2,63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2%가 재직 중인 직장에서 성희롱 혹은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회사별 편차는 크지 않았다. 회사별 응답률을 보면 △SAP(36%) △월마트(32%) △우버(29%) △넷플릭스(29%) 등으로, 유명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보여주기식 대처에 2차 가해 우려도
미투 운동 당시 많은 기업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처를 약속했지만 문제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직장인들은 기업들의 변화 의지 부재를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2017년 회사 내에서 미투 문제를 제기했던 한 게임사의 재직자는 “회사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표했지만 실제로는 어떤 조치도 없었다”라며 “보여주기식 대처에 피해자들은 오히려 2차 가해를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 위원회(EEOC)에 따르면 직장 내 성폭력 피해자의 75%가 ‘상위 관리자나 노조 대표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라고 답했는데, 그 이유는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서’가 1위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조직의 장기적인 비전을 위해서는 독립된 감시 조직을 운영할 것을 권고한다. 미국 HR 컨설팅사의 한 매니저는 “이 같은 문제는 기업의 리스크로 이어진다”라며 “감시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기업에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언젠가는 당면해야할 숙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