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는 우리 근무환경을 전면적으로 변화시켰다. 이제 재택근무와 비대면 미팅은 업계와 직종을 불문하고 보편적인 근무 형태가 됐다.
백신 접종률이 국민 5명 중 1명을 넘어선 현 시점, 많은 기업들이 또다른 화두에 당면해 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근무환경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美 직장인 58% “재택근무 못하면 이직할 것”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기간 중 재택근무를 했던 미국 직장인 2,100명을 대상으로 미국 구인정보 사이트 플렉스잡스(FlexJobs)가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를 인용 보도했다.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조사에 참여한 직장인 58%가 재택근무를 계속할 수 없다면 새로운 일자리를 찾겠다고 응답한 것이다.
다른 조사결과도 동일하다. 올해 3월 미국 직장인 1,100명을 대상으로 시장조사회사 캡릴로(CapRelo)가 실시한 조사 결과, 직장인의 65%가 재택근무를 유지할 수 있다면 급여를 삭감한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기업 반응은 제각각이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는 지난 9일(현지시각) 전 직원 중 모든 직원의 재택근무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일부 직원으로 한정하던 적용범위를 오히려 넓힌 것이다. 트위터도 마찬가지다. 반면 구글과 애플은 3사분기 이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 직무별 반응 엇갈려 … 재직자 의견 수렴 필요
우리 회사의 대처는 어때야 할까. 답을 찾기 위해 현재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각 업계 현직자들에게 코로나19 이후 근무환경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물었다.
한지용(CS) 재택근무는 편리하다. 하지만 제도가 정착되기 위한 장치가 아직은 미비하다. 집에서도 효율적인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장비를 지원하고, 인사 평가에 대한 기준을 재정립하고, 구성원들에게 동기 부여는 하는 등의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동료간의 유대 등 심리적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 출근했을 때 동료들과 살 부대끼며 느끼던 유대감이 재택근무시에는 전혀 없다.
한수혁(콘텐츠제작) 업무 영역에 따라 다르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사무실이라는 한 공간에서 일할 필요가 없는 업무 영역이 있다는 걸 모두가 느꼈는데, 이는 앞으로도 훨씬 더 많아질 거라 생각한다. 이에 따라 쓸데 없는 대규모 공간은 줄어들고, 그 자리를 직원 개개인이 보다 여유롭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대체할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정서현(비주얼) 엔터테인먼트사에서 아티스트의 앨범, 화보, 의상 등의 컨셉을 구현하는 일을 한다. 나처럼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종의 경우 재택근무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따라서 근무 장소나 시간을 정하기보다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을 고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유연(PR) 회사에 만족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재택근무 제도가 완전히 없어진다면 이직을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 재택근무를 하며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업무 방식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많은 기업들이 획일화된 업무 환경에서 벗어나 재택근무제, 시차 출퇴근제, 선택근무제, 재량근무제 등 자율성을 부여하게 됐고, 이같은 방향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본다.
코로나 이후 업무환경의 대안에 대한 현직자들의 의견은 업계, 회사, 직무에 따라 이처럼 달랐다. 회사는 자신만의 효율적 업무 방식을 모색하기 위해 현직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