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은 기업과 정부의 미래에서 빠질 수 없는 단어가 되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비즈니스 프로세스, 기업문화, 고객 경험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전 세계의 정부와 기업은 미래의 경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컨설팅사 맥킨지에 따르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하는 기업은 그 중 30%가 되지 않는데, 그 원인은 기술적 전환에만 집중할 뿐 문화적 변화를 놓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방점은 ‘디지털’이 아닌 ‘트랜스포메이션’이다.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조직의 DNA를 탈바꿈시키는 데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배경에는 기업의 위기의식이 있다. 최근 신생 디지털 기업이 전통적 기업들의 순위를 앞서는 일이 업계를 불문하고 벌어지고 있다. 그 속도도 굉장히 빠르다.
카카오뱅크는 설립 후 불과 5년 만에 시가총액 기준 국내 1위 금융회사가 되었다. 2010년에 사업을 시작한 쿠팡의 기업 가치는 설립 10년 만에 전통적인 유통 강자인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크게 평가받고 있다. 많은 기업들은 공룡 기업들의 속절없는 패배를 목격하면서 디지털 혁신만이 살 길이라는 절박함과 위기감 속에 놓여 있다.
문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열쇠


이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시작한 기업들이 빠지는 대표적인 실수가 있다. 바로 기술적 인프라를 도입하면 디지털 혁신이 완료됐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2020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애널리틱 서비스의 설문 조사에서 기업 경영진 63%가 ‘기업문화’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가장 큰 장애물로 꼽았다. 문제는 ‘문화’인 것이다.
넷플릭스의 성장 비결이 담긴 ‘파워풀’이라는 책을 보면 첫 장부터 일을 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 뿐 어떤 기술을 도입해서 성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얘기는 없다.
국내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두 도입한 한 대기업도 디지털 기술만큼이나 고객 중심의 디자인 사고 전파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회사는 디지털 문화일까?
코로나19 이후 많은 기업이 업무 환경을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바꾸고 있다. 기업의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협업툴, 화상회의, 전자결재 등 다양한 협업 솔루션에 투자를 늘린다. 사실 이러한 기술은 코로나 이전에도 있었다.
기업에서 아무리 비대면 솔루션을 구비하더라도 여전히 문서를 출력해서 결재판에 끼워서 보고하는 대면보고가 예의라고 생각하는 암묵적 문화가 존재한다면 생산성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는다. 디지털 기업은 기존 전통적 기업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투명성과 상호 작용을 통해 빠른 디지털 작업 속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디지털 기업과 전통적 기업은 무엇이 다를까? 우리 회사는 디지털 문화에 가까울까?


MIT슬로언리뷰와 딜로이트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성숙도가 높은 기업과 낮은 기업은 5가지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바로 민첩성, 리스크 감수, 의사결정, 리더십 구조, 일에 대한 열정, 업무스타일이다.
전통적 기업이 ‘위험을 최소화하고, 낭비를 절감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디지털 기업은 ‘실험과 속도를 강조하고,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협력과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과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강조하는 것이다.
디지털 문화를 만드는 방법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고 짧은 시간이 걸리지만,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는 것은 긴 인내가 필요하다.
변화 여정의 출발점은 직원이 변화를 이해하는 것이다. 구성원들에게 디지털 기술과 변화 프로세스, 이를 통해 조직이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이후 개개인이 전사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어떤 역할과 책임을 가질지 정의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외부 컨설턴트, 전문가, 강사의 도움을 받아 직원이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이나 워크숍을 수행하는 것도 좋다. 당연히 경영자, 관리자가 가장 많은 이해를 가져야 한다.
리더의 역할도 중요하다. 리더는 직원들이 새로운 시도와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할 수 있도록 포용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포용적 리더는 구성원의 개성을 중시하고 동시에 소속감을 제공하여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을 제공한다. 심리적 안전감이란,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타인에게 실패나 약한 모습을 보여도 괜찮다고 여기는 감정을 말한다. 구성원이 심리적 안전감을 갖는다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여러 가지 도전을 장려할 수 있다.
직원의 디지털 민첩성(digital dexterity)을 강화시킬 필요도 있다. 구성원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에게 직접 운전대를 맡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직원들에게 디지털 기술이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도입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발언권을 주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현장 일선 직원들이 디지털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할 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성공 가능성이 약 40% 증가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일상 업무 환경에서도 디지털 업무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디지털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업무시스템, 데이터, 협업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술 수용 이론에 따르면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업무 성과가 개선될 것이라고 믿는 정도’가 구성원의 기술 전파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기업은 구성원에게 디지털 업무 환경을 제공하여 생산성 개선의 경험을 축적시켜야 한다.
전통적인 위계 구조, 의사 결정 권한 등 오랫동안 고착되어 온 견해에 도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조직 문화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장애물이 될 수도 있고,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디지털 혁신은 일회성으로 무엇을 바꾸거나, 새롭게 도입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변화를 유지하고, 또 새로운 변화를 지속적으로 유발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동인은 구성원의 마음가짐과 조직문화가 핵심이다. 여전히 많은 조직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그럴듯한 사업 계획의 보고서나 첨단 기술의 도입에서 답을 찾는다. 그러나 이미 많은 변화에서 확인된 것처럼 혁신의 열쇠는 그 일을 둘러싼 사람들에 있다.
윤명훈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이전에는 10년간 조직 개발 및 리더십 진단/교육을 담당했다. 전략과 기술, 사람의 접점에서 디지털 변혁에 필요한 조직역량과 디지털 리더십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HR인사이트>, <월간 인재경영>, <R&D HRD>, <평생학습타임즈> 등 HR과 학습 관련 전문지에 칼럼을 기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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