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의 디자인은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과 무관하게 다양한 취향을 허락한다. 더 많은 사람이 질 좋고 예쁜 가구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살 수 있기까지, 이케아의 코워커들이 있었다.
임영지 IKEA 동부산점 커머셜 레스토랑 매니저
2019년 4월부터 동부산점 오픈을 위한 플래닝 업무를 담당했다. 광명, 고양에 이어 동부산점까지 3개 매장의 오픈 멤버로 참여했다.


Q. 지금까지의 커리어는?
이케아가 첫 직장이다. 그전에는 학업을 병행하며 공기업에서 인턴 경험을 쌓았다. 평소 음식에 관심이 많아 F&B 부서라면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지원하게 됐다. 실제로 이케아는 관련 이력과 스펙보다는 개인의 비전과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Q. 세 번이나 국내 이케아 매장 론칭에 참여했다. 지점마다 매력이 다를 것 같은데.
광명점은 한국의 첫 매장이었다. 직원들 모두 론칭 업무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매일 수정과 보완을 반복해야 했다. 매일 새벽 별을 보면서 퇴근할 만큼 바빴지만 동료들과 하나하나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고양점은 동네 마트처럼 즐길 수 있는 매장이다. 주로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찾는데, 스웨덴의 전통인 와플 데이, 시나몬 데이, 미트볼 데이에 맞춰 다양한 액티비티를 시도했다. 2020년 문을 연 동부산점의 커머셜 레스토랑 오픈을 준비하기도 했다. 경기·수도권에만 있던 이케아가 처음으로 부산에 진출했기에 어떤 점을 차별화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Q. 스웨덴 기업인 이케아만의 독특한 사내 문화가 있는지.
스웨덴어로 티타임을 뜻하는 ‘피카(Fika)’ 타임이다. 단순한 휴식을 넘어 함께 일하는 동료를 알아가고 서로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는 시간이다. 전 세계 이케아 사무실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자 스웨덴의 전통문화다. 이런 문화에서 이케아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togetherness(함께하기)’가 실천되는 것 같다. 직급에 상관없이 업무를 할 때 어려운 일이 있으면 누구든 함께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Q.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활용도가 높은 제품이 있다면?
김치전 만들 때 ‘로스타드 뢰크’를 반죽에 넣거나 토핑으로 얹어보는 걸 추천한다. 양파 플레이크인데 바삭바삭한 식감이 정말 일품이다. 볶음밥 위에 곁들여도 맛있다. ‘소스 세나프&딜’은 연어뿐 아니라 소시지와 튀김류 등 어떤 음식에나 잘 어울리는 만능 소스다. 건강한 식사를 추구하는 고객이라면, 콩과 각종 채소로 만든 베지테리언 메뉴인 ‘베지볼’을 추천한다.
Q. 가구나 인테리어 중심으로 전개되는 브랜드다. 그럼에도 고객들이 이케아 F&B에 기대하는 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이케아 레스토랑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스웨덴식 식사를 즐기면서 스웨덴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케아 홈퍼니싱 제품을 활용해 서빙하기 때문에 제품을 실제로 사용해 보는 기회기도 하고 말이다. 메뉴의 다양화를 위해서도 늘 고민한다. 김치볶음밥과 등심 돈가스 같은 메뉴도 골고루 갖춰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노력한다. 이케아 코리아에서 이원일 셰프가 제안한 미트볼 조림을 판매한 적도 있다. 미트볼 위에 갈비찜 맛이 나는 소스를 얹어 먹는 한국식 미트볼인데, 이케아 글로벌에서도 F&B 협업을 선보인 적 없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메인 메뉴는 한 끼에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담길 수 있도록 구성한다. 특히 이케아 푸드는 제품 못지않게 지속 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생산된 자원임을 보증하는 ASC/MSC 인증을 받은 수산 식품만 재료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경환 IKEA 광명점 물류팀 굿즈 플로우 매니저
상품의 입고와 이동, 진열, 출고 등 이케아 매장 내 상품의 흐름을 총괄한다. 높은 재고 정확도와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고객에게 문제없이 상품이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지금까지의 커리어는?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종합 건설사에서 3년 동안 엔지니어로 일했다. 새벽 출퇴근이 일상인 나날을 보내다 큰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정말 운 좋게 하반신 마비를 피했으니, 남은 생을 감사하며 살라”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퇴원과 동시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난생처음 떠난 해외여행에서 고베 이케아를 방문했는데, 대형 쇼룸과 웨어하우스 콘셉트 매장에 압도됐다. 이후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고민하다가, 이케아 한국 진출 소식을 접하게 됐다. 사람들의 더 좋은 삶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비전이 제가 생각하는 행복의 가치와 다르지 않다고 느껴, 이케아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Q. 회사와 개인의 가치관이 일치하기 쉽지 않은데, 이케아의 어떤 비전을 높게 봤는지.
이케아는 많은 사람이 더 좋은 가격으로 우수한 디자인과 품질의 제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많이 팔리는 제품은 가격을 높여 이윤을 추구하기 마련인데, 매 시즌 ‘더 낮은 새로운 가격(New lower price)’이라는 명목으로 가격을 내리기도 한다. 절반 정도 가격에 판매되는 제품도 있어 직원임에도 불구하고 가끔 놀라기도 한다.
Q. 이케아는 스웨덴스러움(Swedishness)을 강조하는 브랜드인데, 특유의 문화가 있나?
스웨덴어인 ‘헤이(Hej)’로 인사하고, 쉬는 시간도 스웨덴의 독특한 커피 브레이크 문화인 ‘피카(Fika)’라고 부른다. 직급보다는 직무를 중시하는 수평적인 문화도 있다. 그래서 승진 개념이 없다. 대신 사내 공고가 뜰 때 원하는 직무에 지원해 합격하면 기회를 얻는 식이다. 복지 제도에는 가족을 중시한 문화가 담겨 있다. 유급 육아 휴가가 180일인데 배우자에게도 30일의 출산휴가를 지원한다. 덕분에 나도 첫째가 태어났을 때 오롯이 가족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다.
Q. 이케아만의 특수한 운송법이 있는지 궁금하다.
보통 물류 창고에서는 제품을 보관할 때 나무나 플라스틱 팔레트를 사용하는데, 이케아는 종이 팔레트를 사용한다. 다른 소재보다 두께가 30% 정도 얇아 팔레트 자체의 부피를 줄여 상품을 하나라도 더 많이 옮길 수 있다. 저렴하고 환경친화적인 것도 장점이다. 종이라 허술할 것 같지만 수백kg을 지탱한다.
Q. 한국에서는 ‘총알 배송’, ‘샛별 배송’ 같은 당일 배송 서비스가 유행이다. 이케아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매장과 창고의 재고를 통합해 이커머스 고객과 가까운 매장에서 픽업과 포장, 배송을 진행해 빠르고 정확하게 주문에 대응하는 ‘풀필먼트(fulfilment)’ 시스템을 활용한다. 오프라인 매장 방문 고객을 위한 픽업 서비스도 있다. 가격은 1만 원으로 결제 후 편하게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기다리면, 이케아 직원이 모든 제품을 픽업해 가져다준다. 하지만 여전히 이케아가 특별한 이유는 ‘touch & feel’이라고 생각한다. 매장을 방문해 다양한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경험해 보는 것, 이는 빠른 배송 이상의 가치를 전달한다고 믿는다. 영화 <캐시백>에서 이케아가 달달한 연애를 즐기는 데이트 코스로 그려지듯, 많은 고객이 이케아에서 추억을 만들고 저희 제품으로 삶을 채워갈 수 있길 바란다.
박혜인 IKEA 기흥점 세일즈 매니저
기흥점 오픈 업무를 담당했었다. 세일즈팀은 이케아 매장의 엔진 같은 역할을 하는 팀으로, 제품 판매 계획을 세우고 고객이 이케아 제품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Q. 지금까지의 커리어는?
이케아가 제 커리어의 출발점이다. 입사 전 건축 디자인 회사에서 인턴십을 할 때, 비싼 가격의 디자인보다는 다수를 위한 대중적인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사람들이 ‘예산이 부족해서’ 필요한 제품을 못 사는 일이 생기지 않는 방법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케아에 합류하게 됐다.
Q. 이케아 제품을 재밌게 활용할 수 있는 팁이 있다면.
많은 제품이 모듈 방식으로 제작된다. 문이나 캐비닛을 추가해 새로운 형태로 확장할 수 있다. 제품을 사용하다가 문 색깔만 바꿔도 전체적인 분위기나 기능이 달라진다. 시즌마다 컬러 및 패턴 트렌드에 어울리는 소품을 선보이고 있으니 적절히 활용해 나만의 홈퍼니싱을 완성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이케아의 조립법은 쓰는 사람의 피드백을 반영해 발전되고 있다. 에케트(Eket)를 비롯한 많은 제품에 이케아만의 간편 조립법인 ‘웨지 도웰1)’이 적용됐다.
1) 웨지 도웰 - 웨지 도웰은 장비 하나 없이 퍼즐을 맞추듯 가구를 완성하는 조립법. 조립식 가구 판넬마다 골이 진 홈과 돌출부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각 재료를 그냥 끼워 맞추기만 하면 된다. 하예진, 이케아의 새 퍼즐형 조립법 '웨지 도웰', HYPEBEAST, 2017.07
Q. 이케아에서 일하면서 가장 성취감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이케아는 직원으로서의 성장과 함께 ‘나’라는 사람의 발전을 독려하는 회사다. 개인의 재능과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도록 해마다 영감을 제공하는 포럼을 열기도 한다. 일을 수행하는 과정과 결과뿐 아니라 개인의 발전을 알아주는 분위기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Q. 이케아의 상징인 프락타 백을 특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지퍼가 있는 프락타 백은 형태가 잘 잡혀 있어 철 지난 옷을 보관하는 데 유용하다. 나들이 갈 때는 돗자리로 활용할 수 있기도 하다. 저렴하고 튼튼한 프락타 백을 활용해 나만의 아이템을 만드는 ‘이케아 해킹’이 유행하기도 했다. 가방, 벨트, 휴대폰 케이스 등 프락타 백의 다양한 변신에 영감을 받아 나도 나만의 크로스백을 만들었다.
Q. 동종 업계의 다른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이케아만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한국 홈퍼니싱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한샘이나 일본의 무지와 비교하자면 이케아는 제품군이 다양하고 가격이 낮다는 것이 강점이다. 제품의 운송 비용을 절감해 제품 가격을 낮추고,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이케아의 철학이 담겨 있다.
Q. 이케아 제품은 합리적이다. 반면에 오래 쓰기보다는 쉽게 쓰고 버리는 SPA 가구로 해석되는 것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 같은데.
‘지속 가능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목재같이 재생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고 재활용 페트병으로 러그를 만드는 등 사람과 지구에 좋은 영향을 주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면 품질이 낮다’는 오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케아의 핵심 가치는 쓰는 사람과 함께 변화할 수 있는, 오래 쓰고 싶은 가구를 만드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하예진
패션 매거진 COSMOPOLITAN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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