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지수 복지 만족도 대한민국 1%. 지난해도 어김없었다. 굳이 블라인드 지수 성적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제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SK텔레콤 복지가 훌륭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돈 많은 대기업이니 직원들에게도 많이 쓰겠지, 부러운 마음으로 올해 TOP10 SK텔레콤을 만났다. 회사가 얼마나 돈을 많이 쓰길래 이렇게 만족도가 높냐고 묻자 ‘사실 제도는 참 많지만 그게 곧 복지는 아니’라고 답했다. 인재영입팀 이정 팀장, Metaverse 사업개발팀 윤태근 매니저, Comm 기획Cell 구나은 매니저를 만나 복지 1위 기업이 생각하는 진짜 복지란 무엇인지 그 철학을 들어봤다.
‘성선설’ 구성원의 자유 의지를 믿어줄 때 성과는 극대화된다
Q. 3년째 재직자 행복도 최고다. 조직 문화를 한 마디 키워드로 표현한다면?
– 이정: 성선설. 회사가 직원의 자유 의지를 믿는다.
– 윤태근: 믿음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도를 즐기는 곳.
– 구나은: 존중. 회사와 직원이, 직원과 직원이 서로 믿고 존중한다.
Q. 믿음이라는 말이 여러 번 나왔는데, 구성원만 5천 명이다. 서로 얼굴도 못 본 사람들끼리 믿는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 이정: 회사가 크면 클수록 서로를 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기록이나 증빙이 중요해진다. 예를 들면 출퇴근 시간 같은 것들. SK텔레콤은 출근한 시간을 직원 스스로 기록한다. 회사가 출퇴근 시간을 확인하는 이유는 어느 회사나 같다.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믿어주는 곳에서 더 열심히 일한다’고 믿는 것, 그것이 SK텔레콤 문화의 기반인 ‘믿음’이다.
– 윤태근: 회사가 구성원을 믿는 것처럼 구성원 역시 회사에 대한 믿음이 있다. SK텔레콤을 두고 ‘대기업 중의 벤처, 벤처 중의 대기업’이라고들 한다. 우리 회사는 통신 서비스 외의 새로운 영역으로 끊임없이 사업적 시도를 하고 있다. 제도적, 문화적 시도 역시 꾸준하다. 이것을 구성원들이 스트레스로 여기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그 배경에는 회사가 엉뚱한 것을 시도하지 않는다는 기본적 믿음이 있다. 회사의 전략과 능력을 믿는 것이다.
Q. 3년 연속 재직자 복지 만족도가 1-2위다. 한국 직장인들에게 가장 자랑하고 싶은 복지 제도는?
– 구나은: 스스로 근무시간을 설정하는 ‘DYWT(Design Your Work & Time)’ 제도를 잘 활용하고 있다. 자기가 일할 시간을 스스로 설정하고, 그에 맞춰서 일할 수 있는 제도다. 같이 일하는 분들과 협의만 된다면 수정하거나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제도가 처음으로 생겼을 때, 어차피 9 to 6로 일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제도가 자리 잡은 지금, 누구보다 이 제도를 잘 활용하고 있다. 요즘은 아침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해 저녁에 수영을 배우러 간다. 밥시간도 운동시간에 맞춰 내 맘대로 정한다. 입사하기 전에는 직장인의 평일이란 ‘회사-집-회사-집’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DYWT 덕분에 전혀 그렇지 않다. 내가 하는 일이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방식을 제한하지 않으니, 일에도 더욱 몰입하게 됐다.


– 윤태근: 나은님이 시간을 말씀하셨으니, 나는 공간을 말하고 싶다. (웃음) 우리는 일하는 장소 역시 스스로 선택한다. 회사, 거점 오피스, 집 등 자신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장소에서 제약 없이 일할 수 있다. 우리 팀원은 지금 싱가포르에 있는 자택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자신이 원하는 대학원 공부를 그곳에서 마쳤다.
비슷한 복지 제도를 시행하는 회사는 우리 말고도 많다. 하지만 제도가 있어도 직원들이 그 제도를 활용하기 어렵다면 그 제도는 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SK텔레콤에는 참 많은 복지가 있다. 하지만 진정한 복지는 이 모든 복지 제도를 구성원들이 실제로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기업 문화가 아닐까 한다.
이 밖에도 평일 업무시간 외 또는 주말/공휴일에 전국 각지에 있는 회사의 업무용 차량을 최소한의 실비만 부담하고 개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해피셰어카’, 최신형 휴대폰으로 SKT의 새로운 서비스와 타사의 트렌드 서비스를 부담 없이 이용해볼 수 있도록 통신비를 넉넉하게 지원해주는 ‘통신비 지원’이 구성원들이 자랑스러워 하는 대표적인 복지제도이다. (SK텔레콤 복지 보러가기)


제도는 복지가 아니다
Q. 직원들이 이렇다고 한다. 인사팀장으로서 뿌듯하시겠다.
– 이정: 그렇다. (웃음) 앞으로도 자부심을 갖고 일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개인적으로는 회사의 제도가 곧 복지는 아니라고 본다. 복지란 구성원들이 일에 몰입하게 만드는 모든 것이다. 일이 되게 만드는 환경과 요소는 사람마다 다르며, 그것이 무엇인지를 가장 잘 아는 것은 그 사람 자신이다. 그런데 이를 회사가 한 가지 형태로 결정하는 것은 오히려 누군가의 업무에 방해가 된다.
회사의 역할은 구성원들이 최적의 선택을 할 것이라 믿고 각자에게 최대한의 자율성을 주는 것이다. 구성원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게 하려면, 당연히 제도가 뒷받침해야 한다.
Q. 자율근무제, 재택/거점근무와 같이 새롭고 파격적인 제도와 문화가 빠르고 완전하게 자리잡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 이정: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문화가 정착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360도 다면 평가를 통해 팀원들이 조직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기본이다. 평가 결과는 그 사람의 상위 리더에게 전달된다. 이 평가만으로 구성원에 대한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제도 자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 SK텔레콤이 지향하는 문화에 섞이려 노력하게 된다.
– 구나은: 노조도 많은 역할을 한다. 직원들이 노조위원장을 ‘환희 누나’, ‘환희 언니’라고 부른다. (웃음) 일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업무 강도가 높다고 하면 ‘환희 언니’가 나선다. 필요하면 노조위원장이 직접 팀장님들을 찾아가 얘기하는 식이다.


Q. 구성원들이 노조에 대해 애정이 높은 것 같다. 리뷰에 ‘노조가 일 잘하는 회사’, ‘능력치 만렙 환희 누나’라는 말이 자주 보이더라.
– 이정: 우리 노조는 해를 거듭해 연임하면서 구성원들의 신뢰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회사와 구성원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서로의 의견을 잘 전달해온 것이 신뢰의 주된 이유였다고 생각한다. 하나를 집어서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부분의 제도를 노조와 함께 만들었다. ‘넥스트 커리어’ 같은 유명한 복지제도는 물론이다. 만약 노조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거나,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입장은 다르지만 함께 이야기하기 좋은 파트너다. 구성원들이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수시로 인사팀 내 전담팀에 전달해 주는 등 수시로 이야기한다.
넥스트 커리어(Next Career) SK텔레콤의 정년 퇴직자 재교육 프로그램. 최대 2년 간 휴직 가능하며, 휴직 기간 중 기본급의 100%과 함께 학자금, 의료비 등 복리후생도 현직자와 동일하게 제공한다. 만 50세 이상 근속 기간 25년 이상인 경우 신청 가능하다. 휴직 기간 중 이직을 하거나 창업을 하지 않은 직원들은 다시 회사로 복귀할 수 있다.
협업 활성화 위해 등급도 없앴다
Q. 자율을 강조하는 기업들은 반드시 자신의 평가 제도에 대한 확신이 있더라. SK텔레콤의 평가 체계는 어떤지 궁금하다.
– 구나은: 일년 혹은 반기 별로 팀의 상위 조직인 유닛의 KPI가 정해지고, 그에 따라 팀의 KPI와 개인의 KPI가 쪼개진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나뉘어 개인의 KPI를 달성했는지에 따라 성과 평가를 받는다.
– 윤태근: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평가한다. 일처리를 얼마나 원활하게 했는지, 같이 일하는 파트너와 협업은 잘 수행했는지 등이다.
– 이정: 협업과 공유가 매우 중요한 가치다. 그래서 상대평가를 하지 않는다. 16년 이후 등급을 받는 사람의 %를 없앴다. 지금은 ‘A’, ‘S’ 같은 등급 자체도 없애고 피드백으로 완전히 대체했다. 피드백은 업무상 연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받을 수 있는데, 업무를 가장 많이 한 사람을 AI가 추천해 준다. 중요한 가치를 정한 40여 개의 키워드가 있는데, 키워드를 중심으로 각자가 어떻게 보완했으면 좋겠는지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협업과 공유를 활성화하는 것을 평가의 주된 목적으로 두고 제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Q. 모든 피드백은 무조건 공유하나?
– 이정: 아니다. 일하다 보면 줘도 되는 피드백과 안 되는 피드백이 있다. 건설적인 피드백이 아니면 공유하지 않는다. 오히려 조직의 협업을 와해하는 피드백은 제공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중고 신입만 뽑지 않는다
Q. ‘해외대나 SKY 아니면 어렵다’, ‘경력 신입만 뽑는다’는 말이 사실인가?
– 이정: 절대 아니다. 완벽한 블라인드다. 어떻게 해야 믿으실까? 여기 두 분 면접관으로 참여하셨을 때 면접자들의 출신학교를 볼 수 있었나? (구나은, 윤태근: 안 보인다.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정말 100%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 기반이다. 믿어주시라.
실제 작년 입사자 데이터를 보면, 타 회사 재직 경험이 있는 소위 ‘경력 신입(중고 신입)’의 비중은 ⅓ 미만이다. 타사 재직 경험이 있다고 해서 우대하지 않는다. 3년 미만의 경력이라면 비슷한 수준으로 보고, 공정하게 경쟁하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참고로 SK텔레콤의 채용 과정은 지원자들의 경력에 따라 두 가지 트랙으로 나뉜다. 경력 0~3년 미만을 뽑는 ‘Junior Talent’와 경력 3년 이상의 ‘Expert Talent’인데, 이러한 트랙 구분을 통해 경력자가 신입과 경쟁하는 것을 방지한다.


Q. 면접관이셨으니 면접에서 어필해야 할 역량 한 가지만 꼽는다면?
– 구나은: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그들의 관점에서 생각해 본 경험이 중요하다. 또 디자인, 개발팀 등 연관 부서와 밀접하게 협업하기 때문에 관련 경험을 어필하면 좋다.
– 이정: 채용은 비즈니스와 연결돼있기 때문에 회사가 원하는 역량은 계속해서 바뀐다. 현재 회사의 사업을 이해하고 그 사업에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이면 좋겠다.
– 윤태근: 본인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면 좋겠다. CDC 제도가 있는데, 다른 조직에 있는 분들도 조직을 옮겨서 근무할 수 있다. 자신이 뭘 잘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을 평소 파악하고 있다면 원하는 팀에서 자신의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다.
CDC(Career Development Challenge) SK텔레콤의 사내 스카우트 제도. 인력 충원이 필요한 팀이 사내 인트라넷에 모집 공고를 올리면 누구나 조건 없이 지원할 수 있다. 이름, 나이, 학벌 등 업무와 상관 없는 지원자의 모든 정보가 블라인드인 채로 채용 과정이 진행되며, 합격시 현재 소속된 팀이 이동을 반대하더라도 부서를 옮길 수 있다.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2017년 시작된 이 제도는 시행결과 구성원들의 업무만족도와 성과가 제고 돼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좋은 지원자를 뽑기 위해 부서간 선의의 경쟁도 생겼다. 인트라넷 모집 공고 카피도 고민하는 추세라고.
Q. 나에게 SK텔레콤이란?
– 윤태근: 직장이다. 인간이 살면서 꼭 필요한 요소로 ‘의식주’를 꼽는데, 나는 직장을 더해 ‘의식주직’이라고 말하고 싶다. 회사는 삶을 위한 도구가 아닌,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 구나은: 주니어를 불안하게 하지 않는 곳. 현재 주니어 5년차인데, 미래에 대한 불안이 없다. 내가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 이정: 놀이터다. (웃음) 계속 가고 싶다. 좋은 친구들과 다양한 퀘스트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로서의 다짐은 다른 구성원들에게도 회사가 놀이터가 되도록 만들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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