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스(VANS)의 세계 최대 규모의 콘셉트 매장이 있는 서울 강남. 반스가 아시아 시장 중 한국의 파워를 인정하는 이유는 뭘까? 반스의 스태프를 보면 알 수 있다. 남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꽤 괜찮은 일임을, 그리고 반스의 모토 ‘오프 더 월(Off the Wall)’이 얼마나 깊숙이 한국의 젊은이들을 관통하고 있는지 말이다.
이도현 VANS 마케팅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담당
반스 코리아의 전반적인 PR 및 소셜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미디어 프로덕션 파트를 함께 맡고 있어, 브랜드의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한 콘텐츠도 제작한다.


Q. 지금까지의 커리어는?
반스에 합류하기 전에도 로컬 브랜드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그 당시 사수가 반스로 이직을 했고 몇 년 후 제게도 좋은 기회가 오더라. 반스는 평소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여서 입사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이전에 일했던 브랜드가 반스와 협업한 최초의 로컬 브랜드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었다. 2017년 1월에 입사해 지금까지 쭉 반스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PR 그리고 미디어 프로덕션 관련 업무를 진행해오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회사에서 ‘소사’로 통하는데, 무슨 문제가 생기거나 일손이 필요하면 항상 1순위로 불려 나간다.
Q. 반스에는 주로 어떤 사람들이 모여 있나.
BMX 1) 라이더, 스노보드, 서핑 등 브랜드와 밀접한 액션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20년 넘게 스케이트보드를 탄 사람도 있고. 대부분 취미와 성향이 비슷하다 보니 주중에 회사에서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자주 만난다. 반스에서 일한다고 하면 스케이트보드를 타느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데, 나는 스케이트보드를 잘 타지는 못하지만 그 문화를 무척 사랑한다.
1) BMX - Bicycle Motorcross(자전거 모터크로스)의 약자로 익스트림스포츠(X-game : extreme sports)의 일종이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Q. ‘반스’ 하면 스케이트보드부터 떠오른다. 스트리트 컬처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반스의 매력은 뭔가.
반스는 액션 스포츠, 뮤직, 아트 그리고 스트리트 컬처라는 4가지 기둥이 떠받들고 있는 브랜드다. 이 4가지 문화를 관통하는 단어가 바로 ‘창의성’인데, 반스의 가장 큰 매력은 모두의 창의성을 존중하고, 이를 더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반스가 꾸준히 선보이는 라디오 스테이션, 아트 워크숍 또는 스케이트 클리닉에 참여한다면 직접 그 문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Q. 여성 스케이트 보더는 반스가 꾸준히 다루는 주제다. 반스는 페미니즘에 대해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나.
2019년 선보인 ‘밴가드(Vanguards)’ 캠페인이 그 예다. 개성 있는 스타일과 창의성으로 현대 스케이트 보딩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여성 스케이터들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프로젝트였다. 개성이 뚜렷한 4명의 여성 스케이터 이야기를 사진 전시와 다큐멘터리로 소개했다. 그 밖에도 반스는 ‘창조적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소개한다’는 취지 아래, 세계 곳곳에서 걸 스케이트 클리닉을 개최한다. 2018년부터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을 대상으로 스케이트 보드를 배울 기회를 제공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Q. 브랜드 PR 담당자로서의 고민은 뭔가.
SNS 담당자로서 고객과 즐겁게 소통할 수 있는 재밌는 아이디어와 콘텐츠가 항상 ‘고프다’. 다양한 채널에서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라 라디오, TV, 신문, 웹사이트 가리지 않고 콘텐츠는 닥치는 대로 다 보는 편이다. 매달 좋아하는 매거진 한두 권은 항상 구매해서 읽기까지 한다. 온라인에서 접할 수 없는 깊이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Q. 최애 반스 실루엣은 뭔가.
제 인생 첫 반스 스니커즈는 스케이트-하이 블랙이다. 어릴 때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무척 좋아했는데, 주연으로 출연했던 폴 워커가 계속해서 스케이트-하이 블랙만 신고 등장하는 시즌이 있다. 그걸 보고 따라 산 덕에 지금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반스 스니커즈 실루엣이 됐다.
이선영 VANS 액션 스포츠 마케팅 담당
브랜드의 액션 스포츠(스케이트보드, 스노보드, BMX, 서핑) 관련 커뮤니케이션, 액티베이션을 담당한다. 반스 코리아 스케이트보드 팀과 스노 팀도 함께 관리하고 있다.


Q. 지금까지의 커리어는?
20대는 스노보드와 스케이트보드만 타면서 보냈다. 20대 후반이 되니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일하기에 재밌어 보이는 회사에 무작정 이력서를 썼는데 덜컥 합격했다. 첫 직장은 해외 전시 에이전시였고 짧게 전시 담당 일을 했다. 당시 매일같이 일이 재미가 없다는 생각을 했는데, 때마침 반스 마케팅 어시스턴트 모집 공고를 보게 됐다. 그길로 사직서를 내고 반스 입사 준비에 ‘올인’했다. 반스에 정식으로 입사한 이후로는 액션 스포츠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Q. 브랜드 특성상 이력이 재밌는 직원도 많을 것 같은데, 반스 직원들만의 공통된 ‘결’이 있다면 무엇인가.
액션 스포츠가 취미인 사람이 많다. 다들 스케이트보드, 서핑, BMX, 스노보드 중 한두 가지쯤은 즐기고 있다. 마케팅팀 팀장님의 경우 한때 후원도 받았던 스케이터다. 자유분방한 액션 스포츠 애호가들이 모인 만큼 회사 분위기도 자유롭다. 스포츠 동호회도 아닌데, 보드를 더 열심히 타라고 독려 해주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Q. 한국에서 액션 스포츠는 아직 생소한 분야다. 이를 주제로 어떤 프로젝트를 만들어왔는지 설명 해달라.
마케팅팀 내에서 액션 스포츠 마케팅을 하고 있다. 스케이트보드, 서핑, 스노보드, BMX와 관련된 대부분의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이벤트 진행부터 선수 관리, 스케이트 숍 서포트까지 모두 내 역할이다. 반스의 고객일 때는 신제품이 출시되고 이벤트가 열리는 게 자연스러운 일처럼 느껴졌다. 늘 벌어지는 일이라 준비 과정 역시 별것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반스에서 일해보니 엄청 체계적인 플랜이 있고 생각보다 할 일도 많더라.
Q. 반스는 어떤 액션 스포츠 종목을 후원하나.
스케이트보드, 스노보드, 서핑, BMX를 후원한다. 특히 스케이트보드와 함께 성장한 브랜드인 만큼 한국에서는 스케이트 신을 가장 크게 서포트하고 있다. 공식 스케이트팀을 보유하고 있고, 소속 선수에게 정기적으로 제품을 지원한다. 스케이트 신이 발전하고,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커뮤니티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크고 작은 이벤트도 일 년 내내 진행하고 있다. 그런 이벤트에 꾸준히 참여하다 보면 반스라는 브랜드에 더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거다. 반스가 처음에 어떻게 시작됐는지, 어떻게 커스텀이 시작됐는지, 스케이트와 서핑 문화는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이런 히스토리를 알면 더 흥미롭기 때문이다.
Q. 액션 스포츠 분야를 즐기는 여성 팬들의 규모는 어떤가.
국내에서 액션 스포츠의 인기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서핑은 남녀 비율이 1:1이라 해도 무방할 것 같다. 그만큼 서핑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여성 액션 스포츠 팬은 서핑, ·스노보드·, 스케이트보드 순으로 많고, BMX 쪽은 아직까지 소규모다. 반스는 액션 스포츠가 생소한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는 스케이트 클리닉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반스 SNS를 통해 공지되니 눈여겨보고 있다가 신청하면 좋다. 무료로 스케이트를 배울 수 있다.
Q. 트렌드를 읽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관심 있는 분야만 열심히 파고드는 편이다. 예를 들면 새로운 스케이트 영상이 공개되면 챙겨 보는 등. 주로 좋아하는 것을 자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식이다. 마케팅 업무를 하다 보면 늘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해 지칠 때가 많다. 그래서 주말엔 되도록이면 외출을 안 하는 편이고, 코로나 이전에는 나를 모르는 사람들로 가득한 해외로 여행을 갔었다.
Q. 흔한 실루엣 말고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고 싶은 이에게 추천하는 모델이 있나.
프로 라인 중 AVE 프로 클래식이다. 정말 예쁜데 자주 출시되지 않는 게 아쉽다. 하프캡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엄청 좋아하는 실루엣인데, 뚱뚱하게 생겨서 그런지 인기가 별로 없더라. 체커보드 슬립온도 어떤 옷에나 잘 어울리는 실루엣이다.
신은주 VANS 브랜드 쇼케이스 스토어 세일즈 담당
매장 세일즈를 담당한다. 직접 고객과 소통하며 세일즈뿐만 아니라 브랜드가 가진 다양한 문화를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지금까지의 커리어는?
반스 압구정 LAB 스토어의 스태프로 근무하다가, 강남 ‘반스 브랜드 쇼케이스 스토어’에서 일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스 콘셉트 매장으로, 반스의 브랜드 정신을 더 쉽게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공간이다. 반스의 역사 및 변화를 관람하고, 반스의 4가지 문화(아트, 뮤직, 액션 스포츠, 스트리트 컬처)를 직접 경험 및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언제나 열려 있기 때문이다. 반스를 잘 모르는 분들도 한번 와보면 “오늘부터 반스와 사랑에 빠질 것 같다”라고 말하곤 한다. 반스에겐 고객을 ‘집착’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Q. 20대를 반스에서 보내는 것이 개인의 비전과 어떻게 연결되나.
남들이 말하는 큰 목표나 꿈은 없다. 미래에 대한 비전을 진지하게 머리 싸매며 찾아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저 현재를 즐기며 사는 지금이 좋을 뿐. 반스는 내 스타일을 존중 해주고, 나도 반스의 자유로운 스타일이 좋다. 반스는 나의 비전이라기보다는 자존감을 높여주는 백그라운드 중 하나다. 스토어 스태프를 거쳐 본사의 마케터, VMD, 영업 담당 직원으로 전환되는 경우도 있다. 나 또한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있고 말이다.
Q. 매장 스태프는 고객과의 최접점에 있는 직원이다. 고객과 소통하는 경험치가 쌓이면서 터득하게 된 것이 있다면 뭔가.
내가 진심으로 다가가면 고객 또한 진심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나는 쇼핑을 할 때 직원이 따라붙으면 부담스러워하는 편이라, 처음 세일즈를 시작할 때 고객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그런데 한두 마디씩 말을 붙이다 보니 고객들도 마음을 열더라. 제품을 고를 때부터 계산을 완료할 때까지 고객과 대화하고 교감하는 게 내 일이니까 말이다. 고객이 다음에 방문해도 또 나에게 사고 싶다며 이름을 물을 때 그 뿌듯함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Q. 세일즈와 함께 반스가 가진 다양한 문화(액션 스포츠, 아트, 뮤직, 스트리트 컬처)를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경험보다 나은 조언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뭐든 직접 경험 해보고 그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려 노력한다. 겨울엔 스노보드를 타고, 물을 무서워하지만 여름엔 서핑도 하기 시작했다. 제품에 대해서도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 론칭되는 신발은 모두 신어보고 느낀 착용감을 고객과 공유한다. 반스 스태프들은 잘 놀아야 한다. 여기에서 잘 논다는 것은 음주 가무가 아니라, 자신의 영역 안에서 스스로의 장점을 바탕으로 반스를 내세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Q. 스트리트 컬처에 대한 개인적 취향과 철학이 세일즈에 반영될 것 같아요. 본인만의 세일즈 노하우는 뭔가.
고객을 응대하다 보면 좋은 의견 혹은 안 좋은 피드백도 듣기 마련이지만 모두 맞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좋지 않은 피드백을 굳이 부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정하고 공감하면서 다른 시각으로 어필하는 게 노하우다. 맞는 얘기를 억지로 부정하면 신뢰가 없어진다.
Q. 업계에서 라이벌로 생각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다른 스트리트 브랜드에 비해 반스만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라이벌은 없다. 반스는 제품 하나하나는 물론, 신발 끈 하나에도 브랜드 스토리가 담겨 있다. 셀러브리티를 활용한 대규모 홍보나 언론 매체 광고도 많이 하지 않는 편인데, 스니커즈 팬들의 지지만으로 조용히 성장하고 있는 게 그 방증이다. 반스는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성장해온 브랜드고, 고객도 그 가치를 존중하며 상생해왔다.
하예진
패션 매거진 COSMOPOLITAN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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